우리에게는 <환희의 집(The House of Mirth)>으로 알려진 테렌스 데이비스의 자전적인 영화이다. 리버풀의 빈곤한 지역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성장하는 로버트 터커의 일대기를 <아이들(Children)>(1976), <마돈나와 아이(Madonna and Child)>(1980), <죽음과 변모(Death and Transfiguration)>(1983)로 나누어 보여준다. 폭력적인 아버지, 그의 죽음, 남자의 몸을 경이롭게 바라보는 자신, 가톨릭 신앙에 반하는 성 정체성의 혼란, 자애로운 어머니의 죽음, 그리고 뇌졸중으로 죽어가는 자신의 늙은 몸을 강렬한 이미지로 흑백의 화면에 담아낸다. 자신의 기억에 따라 어린 시절과 청년 그리고 미래의 노년의 시간을 겹겹으로 쌓은 이야기 구조는 이후‘리버풀’을 배경으로 한 <디스턴트 보이스, 스틸 라이브스(Distant Voices, Still Lives)>(1988)과 ’<롱 데이 클로즈(Long Day Closes)> (1992)'에서 완성된 테렌스 데이비스의 ‘기억-리얼리즘’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